2025년 상반기,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종영한 드라마 ‘탄금’은 가상역사극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원작 소설의 탄탄한 서사를 기반으로 미스터리, 멜로,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높은 몰입도를 선사한 이 드라마는 총 11부작, 664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회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완성도 높은 이야기 구조를 보여줬다.
미스터리와 멜로의 조화, 가상역사극 탄금의 완성도
드라마 ‘탄금’은 실종됐던 조선 최대 상단의 후계자 ‘홍랑’과 그를 애타게 찾는 이복누이 ‘재이’의 미스터리한 서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조선 후기라는 역사적 배경을 차용하면서도 실제 역사에 얽매이지 않는 ‘가상역사극’ 형식을 통해 창작의 자유를 극대화했고, 여기에 미스터리적 요소와 멜로라인이 더해져 복합장르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특히 극 전반에 깔린 정체불명의 실종사건과 그 배후를 추적하는 전개는 스릴러적 재미를 제공했으며, 인물 간의 애틋한 감정선은 멜로 장르의 감수성을 극대화했다. 결과적으로 ‘탄금’은 단순히 시대극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 장르 드라마의 장점까지 품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극의 초반부터 복잡한 떡밥과 다층적인 인물 서사를 제시한 이 드라마는, 회차가 진행될수록 점차 그 퍼즐을 맞춰가며 정교한 구성력을 선보였다. 마지막 회까지 이 흐름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에게 충분한 해소감을 주었고, 일부는 "최근 몇 년 사이 보기 드문 완성형 서사"라는 평가도 내렸다.
장다혜 원작 소설의 드라마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랐나?
드라마 ‘탄금’은 장다혜 작가의 원작 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원작은 내면 심리와 사회 구조, 가족 간의 갈등 등을 섬세하게 그려낸 미스터리 역사소설로 평가받았다. 이를 드라마화하며 각색된 부분도 있었지만, 핵심 줄거리와 주요 인물의 감정선은 대부분 충실하게 유지되었다. 영상화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사건의 전개 방식이다. 원작은 다소 문학적인 표현과 서정적인 전개에 집중한 반면, 드라마는 시청자의 몰입도를 위해 속도감 있는 전개와 시각적인 연출을 강화했다. 특히 회상 장면과 현재 시점의 교차 편집을 적극 활용하면서 이야기를 다층적으로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일부 캐릭터는 드라마 오리지널로 추가되었으며, 원작에서는 비중이 낮았던 인물에게 서사를 부여해 극의 전개에 기여하도록 했다. 이러한 변화는 원작 팬들에게 신선함을 주었고, 원작을 모르는 시청자에게도 완결성 있는 스토리로 다가갔다. 다만 일부 독자들은 "심리 묘사가 축소되어 아쉽다"는 반응도 보였으나, 전체적으로는 ‘성공적인 각색’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드라마 제작진, 출연진의 조합이 만든 몰입도
‘탄금’의 높은 완성도는 단연 제작진과 출연진의 역량에서 비롯되었다. 김홍선 감독은 이전 작품들을 통해 쌓은 미스터리 장르 연출 경험을 십분 활용해, 사극이라는 장르적 틀 안에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유지하며 극을 이끌었다. 김진아 작가는 복잡한 감정선과 인물 간의 얽힌 관계를 세밀하게 묘사해 극의 무게감을 더했다. 출연진의 연기도 극찬을 받았다. 이재욱은 실종 후 돌아온 청년 ‘홍랑’ 역을 맡아 다면적인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했으며, 조보아는 ‘재이’ 역을 통해 절제된 감정 연기와 강한 여성 캐릭터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정가람, 엄지원, 박병은, 김재욱 등 조연진 또한 각자의 역할에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서사의 밀도를 높였다. 촬영 기간은 약 8개월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고증된 미장센과 조선 시대의 분위기를 사실감 있게 표현한 세트, 조명, 의상, CG 등이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이러한 전반적인 제작 품질은 ‘탄금’을 단순한 방송용 콘텐츠가 아닌, 영화 수준의 드라마로 만들어낸 주요 요인이다.
결론
2025년 5월 종영한 드라마 ‘탄금’은 장르적 실험과 서사적 깊이를 모두 갖춘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원작 소설의 탄탄한 기획력과 이를 영상으로 구현한 제작진의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져 한국형 가상역사극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종영 후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는 ‘탄금’은, 앞으로의 시대극 제작에 하나의 기준이 될 만한 작품이다.